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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정치와 진영논리 우려

기사입력 2022.07.0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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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 사회를 위협...

    [칼럼=열린정책뉴스] 지금까지 일반적인 팬덤 현상은 유명 연예인, 사회인, 스포츠 스타를 좋아하는 펜들의 열렬한 지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이와 같은 편파적 형상이 좋아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치인들이 펜들은 가지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팬덤 정치가 등장하였다. 펜덤 정치는 좋아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을 기반으로 하여 정치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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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종 열린정책뉴스 논설위원

     

    팬덤 정치는 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개딸(개혁의 딸) 사례에서 극명히 나타난다. 이들 개딸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불리한 언쟁을 한 정치인을 ‘수박’이나 ‘X파리’라 부르고 온라인을 기반으로 좌표를 찍고 낙인 시킨다. ‘수박’은 민주당 당내에 숨어 있는 보수를 말한다. 수박 겉은 초록인데 속은 빨간 색이어서 이중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검수완박 추진 때에도 찬성과 반대 의원 리스트를 만들어 반대 의원에게는 문자 폭탄을 보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이 의원 출마를 주장하고, 이 의원 국회 첫 등원 때에는 축하 화환 수십 개를 보내 세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반대로 이 의원 책임론을 제기한 홍영표 의원에게는 치매 대자보를 보내서 치매가 아닌지 걱정된다고 몰아붙였다. 정치 팬덤 현상은 YS, DJ 때도 있었고 노사모, 박사모, 대깨문 등이 있었다. 그러나 개딸 팬덤 부작용은 무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진영논리 현상은 팬덤 정치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난다. 세월호 사건도 지난 8년간 9번째 검찰과 특검 등의 조사가 이루어지고, 세금 572억 원이 쓰였지만, 아직도 침몰 원인을 단정 짖지 못하고 있다. 외력설이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정치적 쟁점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 양산 사저로 내려가자 일부 극단 보수 사람들이 문 사저 인근에서 욕설 시위를 하는 바람에 조용한 시골이 시끄러워졌다. 이에 진보 진영은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 서초구 사저 인근에서 맞불 집회 시위로 소음을 일으키면서 당해 보라고 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러시아의 신무기 가짜 뉴스 폭탄이 보도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을 점령하였다. 돈바스 지역은 인터넷이 끊기고 친 러시아 미디어 매체만 운영되고 있다. 러시아가 러시아군은 해방군이고 우크라이나군은 나치 세력으로 규정한 가짜 뉴스를 계속해서 들려주자 일부 국민은 우크라이나군에게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낸다고 한다. 러시아의 심리전에 현혹당한 돈바스 주민들이 우크라이나군에 등을 돌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나치 히틀러의 홍보 참모 괘맬스는 큰 거짓말을 반복하면 대중은 결국 믿게 된다고 말했다. 괘말스의 이 말이 오늘날에도 낯설지 않다.


    진영논리는 미국에서도 발견된다. 2016년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버락 오바마는 미국에서 태어났는가를 물었다. 민주당원은 10명 중 8명 이상이 동의한다고 대답했지만, 공화당원의 4분의 1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런 양극단은 미국 선거에서 나타났다. 트럼프는 선거 결과에도 승복하지 않고, 투표 절도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광적인 지지자를 선동하였다. 급기야 2021년 1월 6일 트럼프 극성 지지자들이 국회 의사당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렸다.


    심리학에서는 반향실 효과가 있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으면 그들의 사고방식이 돌고 돌면서 서로를 도와 신념과 믿음이 증폭되고 강화된다는 것이다. 결국, 반향실 효과에 갇힌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되어 진실과 멀어진다. 집단사고가 틀렸을지라도 자신들은 객관적이라고 믿고 상대편 사람들은 획일적이고 비합리적이고 편향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사고는 이렇게 여러 방식으로 편향되어 있다. 집단 결속력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이념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창출하기까지 한다.


    민주주의 사회를 위협하는 것은 가짜 뉴스와 선동 정치이다. 지식인, 정치인, 언론인, 교육자, 종교인, 의료인 등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권력욕을 가지게 될 때, 거짓을 말하고 진실을 왜곡시킨다. 거짓은 쉽게 대중을 선동하고 공공의 적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반복적인 거짓에 의해 선동되고 거짓과 허위 보도가 중심 역할을 하게 되면, 사람들은 나중에 사실과 진실이 드러나도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된다.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지속적인 거짓은 진실과 거짓의 차이를 소멸시킨다고 지적한다. 거짓이 진실과 사실을 덮어버리는 것은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를 가져온다고 경고한다. 현대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이다. SNS에서 정치적 가짜 뉴스는 검토 단계 없이 즉시성과 충동성을 타고 순식간에 퍼진다. 팬덤 정치와 진영논리는 진실과 사실을 흐리게 만든다. 민주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토대는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진실과 사실을 추구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프레임 창으로 세상을 보면 결코 전체를 볼 수가 없다. 우리는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아야 한다. 바른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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