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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의 주간 외교현안 분석

기사입력 2022.09.0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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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의 뜬금 없는 미국 자랑, 미국 정치인들과 골프외교라도 해왔다면 ?

    [칼럼=열린정책뉴스] 지금 대한민국 외교가 인플레이션 감축법 때문에 난리가 났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미국 고위 인사들을 연이어 만나고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가 주한 네덜란드 대사와 긴급 오찬 약속을 잡고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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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영호 국회의원(국민의힘, 서울 강남구갑)

     

    출범 후 한미동맹 강화에 큰 힘을 넣고 있던 윤석열 정부가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5일 노동절 연설에서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환경과 가장 우수한 노동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자랑을 한바탕 늘려놓았다.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해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한국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끊어 버린 대통령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 나오는 비판이 과연 미국 현지 외교관들이 뭘 하고 있는가, 바이든 대통령이나 미국 정치인들이 지금 한국 정서를 알고는 있는가, 미국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해 대처하는 능력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민주당 내부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논의되어왔지만 우리 외교관들은 물론 다른 나라 외교관들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정부가 현지 외교관들에게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치열하게 외교를 하도록 업무 조건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는지 다시 자문해 봐야 한다.


    여러 말을 하고 싶지만 생뚱맞게 골프 외교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외교관들은 일상 업무로 정치인들과 식사도 하고 선물도 주고받으며 주말이면 의원들의 지역구라도 따라 내려가 골프도 쳐야 한다.


    내가 근무했던 영국에서도 골프를 통해 많은 정보가 오가고 로비가 진행된다.


    본인도 런던 뉴몰든 지역에서 골프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던 한국인 골프 프로에게서 몰래 골프를 배우다가 당시 연합뉴스 이창섭 런던 특파원이 특종 뉴스로 보도하는 바람에 죽을 고비를 겪기도 했다.


    ‘남조선 괴뢰한테서 골프를 배운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는 김정일의 지적에 이용호 북한 대사가 영국에서 고급 정부를 얻으려면 할 수 없이 골프라도 쳐야 한다고 변명하니 김정일도 그에 대해서는 긍정해 주어 겨우 고비를 넘겼다.


    본인이 스웨덴 주재 북한 대사관 2등 서기관으로 있던 1998년 당시 남북한 대사가 다같이 손씨(남한 대사는 손명현, 북한 대사는 손무신)었다. 주말이면 스웨덴 고위층 비서들이 성씨를 헛갈려 북한 대사관으로 골프 약속을 확인하는 전화가 자주 왔는데 그때 북한 외교관들은 주말에도 쉬지 않고 스웨덴 고위층과 골프외교를 하는 손명현 남한 대사의 열정에 탄복하곤 했다. 아마 그때 손명현 대사도 사비가 아니라 대사관의 골프 회원권으로 골프 외교를 벌렸을 것이다.


    그런데 본인이 2020년 4월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국회 외통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알아보니 2018년 4월 문재인 정부 외교부가 재외공관이 보유한 골프장 회원권을 모두 정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이같은 특단의 조치를 취한 이유에 대해 “골프를 특권층의 스포츠라고 보는 일부 국민 정서를 감안했다”며 “외교관 골프와 관련해 국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물론 국내에서는 공무원들이 평일 행정 시간에 골프 같은 운동을 해서는 안되지만 외교 업무의 기본은 국익에 필요한 고급정보를 알아내고 사전에 필요한 로비활동을 벌려 국익을 지키는 것이다.


    사망한 일본 아베 총리가 재임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번 골프라운드 회동을 가진 것이 한국에서 큰 화제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당시 국내 여러 언론들이 “일본은 골프를 통해 깊은 외교력을 펼쳐 나가는데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왜 골프를 하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보도를 했다.


    그동안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골프를 통한 외교와 정치를 한 인물이 거의 없다. 평상시 잘 치던 골프도 대통령직에 오르면 골프를 안 치고 심지어는 공무원 골프마저도 금지시켜왔다.


    골프가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지지율을 하락시키고 표심을 잃게 한다는 잘못된 편견 때문이었다.


    물론 현지 외교관들이 상주국 고위층과 반드시 골프 외교를 해야 인적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는 것은 아니다. 우수한 외교인력을 현지에 더 많이 보충해 주어 미국 사회의 곳곳으로 깊이 스며 들게 해야 할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외교는 사전에 미리 대책하지 못하고 있는다고 비판하기에 앞서 과연 외교관들에게 자부심과 일할수 있는 업무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는지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외교부 본부와 주미 외교인력의 전반적인 업무 환경을 다시금 들여다보고 바로 잡을 것은 바로 잡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외교는 사람과의 친숙해지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2022. 09.07

    국민의힘 국회의원 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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