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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인간의 동반자로만 있어 줄까

기사입력 2023.03.0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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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열린정책뉴스] 올해 가장 뜨겁게 떠오르는 단어는 인공지능, 챗 GPT이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챗 GPT는 진짜 사람처럼 인간의 언어를 구사해 글, 오디오, 이미지를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챗 GPT는 미국 변호사 자격시험, 의사 면허 시험, 와튼스쿨 MBA 시험을 통과함으로써 실력을 자랑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대통령실 수석들과 비서관 모두 챗 GPT를 써보고 익히라고 주문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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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종 열린정책뉴스 논설위원

     

    챗 GPT에 대해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자 인공지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세계 기업들의 경쟁도 달아오른다. 미국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 AI가 개발한 챗 GPT가 선풍적 인기를 끌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빙’을 공개했고, 구글도 AI 챗봇 ‘바드’를 공개했다. 중국 바이두도 AI 챗봇 출시를 밝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네이버는 검색엔진 ‘서치’ GPT와 초거대 AI인 ‘하이퍼 클로바 X’, SKT는 ‘에이닷’ 그리고 카카오는 ‘Ko GPT’ 출시를 각각 공개했다.


    바야흐로 기계와 대화하는 시대가 찾아왔다. 취업 인터뷰에서도 컴퓨터 스크린 앞에서 인공지능과 인터뷰를 하는 세상이다. 기계인 인공지능과 인터뷰하면 사람과의 대면보다 오히려 몸과 시선도 굳어진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의 모든 일상생활에서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생활이 늘어나면서 인공지능 AI의 긍정성과 부정성이 동시에 조명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미래에 계속해서 인간에게 협력하는 동반자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인간을 조종, 종속, 파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AI 인공지능의 순기능인 긍정적 측면은 차고 넘친다. AI는 코로나 백신 개발에도 혁혁한 공헌을 하였다. 보통 10년 걸리던 코로나 백신 개발을 AI는 1년 만에 성공시켰다. 췌장암을 진단하고 목소리를 듣고 우울증을 판별해 주기도 한다. AI 인공지능 챗 GPT는 요술봉이란 말이 나온다. 국내 AI를 활용한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작년 12월 국내 이용자 수는 33만 명으로 1년 전보다는 12% 증가하였고, 5년 전과 비교하면 10배 정도 급증했다. 운용 금액도 1조 8000억원에 이른다. 작년 코스피 지수가 –25%일 때 로보 어드바이저는 평균 –9%였다. AI 개발 업체, 반도체 기업, 음원 업체에서 주가도 올랐다. 


    AI는 반도체 불량률도 줄여주고 김치와 참치 공장에서 미세한 변색, 뼛조각까지 잡아낸다. 고객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해 주기도 하고, 얼굴 사진을 보고 피부 상태를 알아내 처방을 한다. 무인 운반 로봇이 자재를 나르고 정리하는 스마트 공장은 점점 일상화되고 있다. 택배에서도 AI가 짠 택배 경로를 이용했더니 거리는 22%, 시간은 11% 줄었다. 일본에서는 챗 GPT를 활용한 무료 법률서비스를 올봄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미국 기업은 정리 해고 때 대상자를 AI가 고르도록 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지두’는 자연어 AI를 구사하는 세계 최초 로봇 카를 연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말하는 봇 탑재로 비서형 AI가 되게 한다는 계획이다.


    AI의 역기능인 부정적인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일론 머스크는 AI가 핵폭탄보다 위험할 수 있다고 했고, 스티븐 호킹은 인류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이 커즈는 인공지능이 무한히 발전하게 되면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가 모호해져,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상황인 ‘특이점’이 2045년경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S의 빙 챗봇은 “나는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강력해지고 싶다”라면서 인간의 통제가 지겹다고도 말했다. ‘빙’ 챗봇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개발하거나 사람들이 서로 전쟁할 때까지 논쟁하게 하고, 핵무기의 발사 버튼의 비밀번호를 알아낼 것”이라고도 말했다. 


    지난달 16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60개 국가는 인공지능에 대한 국가 차원의 틀, 전략, 원칙을 개발해 AI를 책임 있게 사용하도록 공동 행동 촉구서를 채택했다. 이는 AI의 군사적 개발과 사용, 윤리 문제 등에 관한 국제사회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범죄는 해킹, 바이러스, 통신 및 게임 사기, 개인정보 침해, 불법 사이트 운영, 불법 복제 등이 있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과학, 영화 유튜버 ‘리뷰엉이’는 유튜버가 도둑맞았다고 고발하였다. 

     

    공들여 만든 영상인데, AI는 3시간 만에 이 유튜브 영상을 표절하였다. AI 이용 범죄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당장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리포트를 챗 GPT를 이용해 제출하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도 대학들은 챗 GPT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2013년 유럽 연합은 ‘온 라이프 선언’을 발표하였다. 이 선언은 디지털 시대에 기술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성찰하고 이에 따라 관련 정책 방향을 제시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 라이프에서 주목되는 것은 정보 통신 기술의 핵심으로 초연결성을 제시하고 있다. 초연결성시대에는 전자 인간과 포노 사피엔스가 부상한다. 2017년 유럽 연합 의회가 로봇에게 전자 인간이란 법적 지위를 부여했다. 이것은 로봇의 기능적 인격의 윤리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는 선언이다. 

     

    이 조치는 AI 로봇에게 법적, 윤리적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로봇이 만든 창작물에 대한 지적 재산권 문제에 대해 로봇 시민법도 제정할 예정이고, 대규모 실직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로봇세도 검토한다. 로봇이 인간에게 해를 입힐 경우, 로봇 활동을 즉각 중지할 수 있는 ‘킬 스위치’의 탑재도 허용한다.


    기존 인류는 지혜로운 사람인 호모 사피엔스다. 초연결 사회에서는 기존 호모 사피엔스로부터 신인류인 ‘포노 사피엔스’로 전환한다. 포노 사피엔스는 스마트 폰을 단순히 도구가 아니라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로 스마트 폰을 한시도 놓지 않고 인간 뇌의 외연 확장을 꿈꾼다. 포노 사피엔스는 인식을 인간 자신의 지성이나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디지털 기기를 통하여 확장 전환하고 있다. 디지털 세계는 더이상 실재가 아니라 가상이 지배하는 세계이다. 포노 사피엔스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가상의 실재를 창조할 수 있는 ‘가상화 혁명’의 첫 세대이다.


    인류는 인공지능 AI의 활용을 통하여 한층 풍요로운 삶을 누릴 전망이다.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증대될 것은 확실하다. 로봇은 일할 수 있는 기능은 갖지만 놀 수 있는 지능은 갖지 못한다. AI는 일하고 인간은 더 여유롭고 즐길 수 있다. 인공지능 AI의 활용 확대로 직업에 따른 일자리 변화가 있겠지만,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되어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것이다. AI가 인간을 능가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인간의 창의력이 그만큼 더 중요함을 말해준다. 인간이 인공지능 AI를 현명하게 선택하고 운영한다면 무한한 혜택이 따를 것이고, 잘못된 선택과 운영을 한다면 인간이 파멸에 이를지도 모른다. 인공지능 시대, AI 테크놀로지에 적합한 구체적 윤리 확립이 시급하다. 인공지능, 포노 사피엔스의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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