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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지능 이해

기사입력 2023.07.0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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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열린정책뉴스] 인공 지능의 발전과 진화에 대해 뉴욕 타임스 베스트 셀러 작가인 마틴 포드가 「로봇의 지배」를 썼다. 인공 지능은 인류 문명을 바꾸는 기술이면서 동시에 위험도 안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인공 지능 분야는 혁명적인 도약을 이루었다. 인공 지능의 진보를 촉진하는 주요인은 딥 러닝과 머신 러닝 기법이다. 딥 러닝은 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하여 학습하는 기술이다. 머신 러닝은 사람이 데이터의 특징을 추출하고 알고리즘을 선택하여 학습시키는 기계학습이다. 이 같은 인공 지능 위력은 이세돌 9단과 인공 지능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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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종 열린정책뉴스 논설위원

      

    인공 지능은 농업, 제조, 의료, 금융, 소매, 경제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온 모든 가치는 학습·혁신·창의성을 발휘하는 지능의 산물이다. 인공 지능은 우리의 지능을 증강하면서 가장 강력하고 폭넓은 기술로 진화할 것이다. AI는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AI 판사가 선고하고, AI 법률가가 소송을 검토하고, AI 의사가 처방하고, AI 컨설턴트가 상담하고, AI 예술가가 창작 활동을 하고, AI가 마케팅 개발하고, 로봇이 순찰하는 등 모든 업무로 확대되고 있다. 챗 GPT는 AI 발전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나타낸다.

     

    인공 지능은 새로운 전기이다. 인공 지능을 전기에 비유하는 이유는 어디에나 있고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인류 문명의 모든 측면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전기를 발견하고 오늘처럼 저장하면서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752년 벤저민 프랭클린이 연날리기 실험을 하고 토머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만들기까지는 127년이 걸렸다. 

      

    인공 지능은 전기의 경우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는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기업이 운영하는 거대 클라우드 컴퓨팅 시설을 이미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와 인공 지능은 차이가 있다. 전기는 노동력을 절감하는 기계에 동력을 공급하지만, 인공 지능은 그 자체가 노동 절약형 기술이고 경제 전반에 확산하도록 인간 노동력과 기업 및 조직 구조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전기에서 가장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곳은 전기 시설도 아니고 원자력 산업도 아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엄청난 전기를 소비해 어마어마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다. 최근 AI 신기술과 함께 급부상한 AI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가 뉴욕 증시에서 5번째로 1조 달러 시가 총액을 달성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인공 지능은 생산성을 높이고 제품과 서비스가 더 저렴해지고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제 불평등이 심화하고 수백 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특히 업무가 단조롭고 예측 가능한 직업은 자동화될 것이다. 미국 노동 인구의 절반가량이 이 범주에 속한다. 

    화이트칼라 전문직에서도 상대적으로 단조롭고 예측 가능한 지식 노동은 자동화 위험이 크다. 앞으로 5년 동안 가장 많이 일자리가 줄어들 직업은 데이터 분석가, 경영·행정 비서, 회계 관련 사무원, 경비원, 건물 관리인, 가정부, 계산원이라 한다. 산업의 구조적 변화도 예고된다.


    인공 지능의 도래로 노동력 변화가 예상되지만, 전문가의 견해가 일치하지는 않는다.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전 세계 3억 명의 정규직이 AI로 영향을 받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전체 업무의 25%가 AI로 자동화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국내 직업능력연구원은 AI로 생산성이 높아져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말한다.


    인공 지능 발전에 따른 경제력 증대는 확실해 보인다. 2018년 맥킨지 글로벌연구소는 인공 지능이 2030년까지 세계 경제에 13조 달러, 컨설팅 회사 PwC는 15조 7000억 달러를 추산했다. 이는 14조 달러 규모의 중국 GDP에 해당한다. 일반 인공 지능 달성 연도에 대해 커즈와일은 2029년, 어떤 사람은 2068년 심지어 2200년이라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언제 인공 지능이 일반 인공 지능을 달성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인공 지능은 보안과 사회 체제에 대한 위협을 안고 있다. 이 위협은 물리적 시설과 주요 시스템에 대한 인공 지능 기반 사이버 공격이 포함되며, 사이버 팬데믹을 우려한다.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통령 선거 개입은 예고편에 지나지 않는다. 인공 지능은 사진, 음성, 영상을 조작해 가짜 뉴스를 퍼트릴 수 있고, 봇(bot) 군단이 소셜 미디어를 침범해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 


    중국의 얼굴 인식과 감시 시스템은 권위주의 정부의 권력과 지배력을 강화하고 개인의 사생활 침해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2020년 기준 중국 전역에 약 3억 대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감시 카메라는 여행자가 많은 지역, 기차역, 경기장, 관광 장소, 행사장 등 군중 밀집 장소에 집중하여 배치하고 있다. 특히 두려운 것은 살상 완전 자율 무기의 개발이고 이것이 테러리스트 손에 들어가면 방어하기가 어렵다. 일론 머스크는 “인공 지능은 핵무기보다 더 위험하다”라고 단언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공 지능 개발에 매진해야 할 이유가 있다. 인공 지능은 인간의 지적 능력과 창의성을 증폭시키고 인간 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혁신을 주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류가 인공 지능과 함께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산적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인공 지능 활용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환경 악화, 불가피한 다음 팬데믹, 에너지와 담수 고갈, 빈곤, 교육 접근성 부족 등등 우리가 직면한 과제의 해결에 없어서는 안 될 도구이기 때문이다. 


    인공 지능이 인간 지능을 넘어설 것인지, 언제 실현될 것인지, 나아가 인간을 지배할 것인지의 문제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앞에는 인공 지능을 이용하여 해결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다. 인공 지능 뉴스는 하루가 멀다 할 정도로 보도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일상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다는 증거다. 인공 지능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경쟁력을 갖추는 사람과 국가는 인공 지능 과실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해외 빅 테크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인류의 번영과 평화를 달성하기 위하여 인공 지능을 잘 활용하는 능력과 책임은 우리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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