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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ㆍ15를 되새기며...

기사입력 2023.08.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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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열린정책뉴스] 국치일(國恥日). 1910년 8월 29일이다. 일제에 나라가 통째로 넘어간 날이다. 나라가 없어졌으니 어떤 미사여구(美辭麗句)를 써도 그 아픔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35년간 일제의 통치를 받았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제국주의 패전으로 해방은 찾아왔다. 올해 8ㆍ15는 광복 78주년이다. 해방된 세상에서 나라를 빼앗기고 일본인으로 살아온 세월을 뒤로하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겠다는 희망을 누구나 가졌을 것이다. 진정으로 살기 좋은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의지가 팽배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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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세혁 열린정책뉴스 논설위원

     

    그러나 민족의 아픔은 계속되었다. 해방 이후 한반도에 진주한 미국과 소련에 의해 38선이 그어졌다. 남북은 각각의 정부를 수립하였다. 대한민국정부는 1948년 8월 15일 수립되었다. 75년 전이다.

    남북의 분단은 결국 전쟁으로 이어졌다. 전쟁으로 인한 참화는 한반도의 엄청난 부담이었다. 남북 분단의 아픔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분단을 인한 이념적 갈등은 대한민국사회의 가장 큰 특징이며 변수이다. 북한이라는 존재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였다. 3년간의 전쟁을 뒤로하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경제개발계획을 시작한 1962년은 전쟁이 끝나고 10년도 채 안된 시점이었다. 국가중심의, 중앙정부중심의 경제개발계획을 시작으로 경제가 급성장하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비판적인 시각도 있을 수 있으나 경제성장의 성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경제개발계획이 끝난 이후에도 한국경제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였다. 현재 1인당 GDP 3만 5천달러라는 숫자는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경제성장을 위해 강력한 통치력이 필요하다는 권위주의모델은 오래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한 사회의 변화는 민주화를 요구했고 1987년 체제로 이어졌고 이 체제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권위주의시대와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은 지금 정권의 기한은 5년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5년이면 정권이 바뀐다. 정권이 바뀌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누구도 이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민주화가 제도적으로는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유일한 나라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여기에 살고 있는 국민들의 생각은 그런 찬사를 받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기쁨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현실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상존한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소득 3만 5천달러 시대에 걱정도 많다는 것이다. 그 걱정거리는 수없이 나열할 수 있다.

    핵심은 국민들의 걱정을 해소하는 것이다. 걱정없는 유토피아는 현실사회에서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그 사회에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으나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기도 하다.

    문제의 해결 방식은 이념, 계층, 지역, 성별, 연령 등에 따라 당연히 달라 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회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고 중요할 것이다. 매년 8ㆍ15를 기념하는 것은 단순한 기념행사를 위한 것이 아닐 것이다. 빼앗겼던 나라를 다시 찾은 그 감격을 되새기는 것이다. 나라를 다시 세울 때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함 일 것이다. 해방의 감격을 잃지 않고 나라를 걱정했던 그 시점에서 우리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8ㆍ15가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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