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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종 "윤석열의 선택과 정치지도자 자질"

기사입력 2021.04.05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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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열린정책신문] 지난 3월 1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1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를 만난 자리에서, “제가 정치를 해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애국심이 있고, 그릇이 크고 국민만을 위한 것”이라면 누구도 정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애국심이 투철하고, 헌법에 충실하고, 민주주의에 열정이 있는 것 같다”고 평하였다. 평소 김 교수는 우리 사회가 법치 만능주의로 퇴락하지 말고 윤리와 정신적 질서가 국민 생활이 되는 이상적인 삶이 되자고 주장해왔다. 김 교수는 100세 일기 “누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가”라는 칼럼에서도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가꾸기 위해 우리는 정직해지고, 남을 비방하지 말아야 하고, 이 가치를 가르치고 실천하고 모범을 보여주자고 촉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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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종 경찰학박사(전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


    윤석열의 이번 만남을 보면, 그가 정치 입문을 아직 선언한 상태는 아니지만, 깊은 고뇌 중인 것이 분명해 보이고, 정치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치에 나서는 것은 분명 본인이 선택할 몫이다. 윤석열이 정치를 하든 다른 사람이 정치하던 정치인에게는 정치지도자의 자질이 필요하다. 지도력이란 지도자의 역량으로 개인 또는 집단에 영향을 미쳐 그 활동을 이끌어 가는 과정이다. 버나드 배스는 “지도자는 책임과 과업을 완수하려는 강한 동기와 목표를 추구하는 맹렬과 인내와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험심, 창의력, 자신감, 결과를 대상으로 한 승복, 스트레스, 절망, 지체를 대상으로 한 인내의 특징을 보인다”고 설파한다.


    정치지도자는 그 국가의 역사에 정통해야 하고, 그 사회의 질서를 존중하고, 그 사회 현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국민의 관행, 습관, 규율, 행동 양식과 희망을 알아야 한다. 사회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적 문제들을 인식해야 한다. 오늘 우리 사회 문제로 가장 먼저 할 일은 정치적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 관련 성장과 균형 배분을 생각할 수 있다. 경제 문제로는 실업, 빈곤, 사회 불평등, 노동, 일자리, 복지 등을 말할 수 있다. 그 밖에 교육, 인구, 결혼, 생태위기, 환경, 기후 문제, 다문화, 사회 일탈 등의 영역이 있다. 국가적 과제로는 외교, 국방, 사법, 치안, 산업, 언론, 인권, 자유 등 여러 영역이 존재한다. 윤 전 총장은 검사로서 사법 영역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왔기에 사법적 정의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모든 부문에 정통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윤 전 총장 혼자서 이 영역을 다 다룰 수도 없다. 때문에, 훌륭한 인재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주변의 참모진을 잘 꾸려야 한다는 얘기이다. 공정과 정의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과거, 현재, 미래 세대의 몫, 기여, 부담 등도 살펴야 한다.


    정치지도자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면서 조정자 역할을 하여야 한다.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질서가 요구하는 바를 조화시키고, 국민 모두의 가치가 증대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정권이 교체되면 선명성과 차별성을 내세우고 변화를 위해 대부분 필요한 개혁을 추진하게 된다. 지도자는 문제가 부상하기 전에 그 문제가 대두될 것을 예측해야 한다. 개혁의 강도는 처치해야 하는 악의 수준에 부합해야 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고 점진적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 그래야만 변화 주체자와 변화를 받는 사람들이 서로 조정할 수 있고, 합의하면서 갈등을 피할 수 있다. 개혁은 실용적이고 가능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권·당리당략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국가를 보존하고 국민을 위한 개혁이어야 한다. 


    정치지도자는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는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정치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사회 자체, 국가를 보존하는 일이다. 이 같은 지도력은 전쟁, 위급상황 때 특히 요구되는 역량이다. 지도자는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 환경 대비에 창조적 역량을 발휘하여야 한다. 지도자의 덕망과 인품 또한 중요한 자질 요소이다. 지도자는 자제력을 겸비하여 사회 질서에 대하여 존중하고 개인의 이득을 염두에 두어서는 안 된다. 정부 삼권분립의 목적을 가슴에 새기고,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폭넓은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의 이익과 안전을 추구하여야 한다. 사람들과도 원만한 대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정치지도자의 본보기로 에이브러햄 링컨이 떠오른다. 링컨은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를 주창한 민주주의의 신봉자이다. 링컨은 역사에 통달했고, 특정 사안의 세부사항까지 철저히 파악했고, 품성은 겸손했다.


    정치지도자의 자질로는 국가 수호 의지, 국민에 대한 봉사 정신, 냉철한 판단력, 자기에 대한 자제력, 역사에 관한 관심, 신뢰, 합의, 인품을 들 수 있다. 윤석열이 정치에 입문하는 것은 오로지 본인의 몫이다. 그가 정치한다면, 현재로서는 여당이 될지 야당이 될지 모른다. 김형석 교수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애국심이 있고, 그릇이 크고, 국민을 위한 마음이 진심이라면 정치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릇이 큰 것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그 그릇이란 지도자의 자질을 말할 것이다. 아무튼, 윤석열이 그 어느 쪽을 선택하든지 사회적 통합의 지도력을 보여주고, 성숙한 판단과 깨어있는 양심으로 지도자의 자질을 발휘한다면 정치인 윤석열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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