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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의원, "김정은 매우 힘들어졌다"

기사입력 2021.05.2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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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중 한명은 대단한 전략가.

    [논평=열린정책신문] 국민의힘 태영호 국회의원(서울 강남구갑)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보고 느낀점과 이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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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번 한미정상회담 전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언행을 주의 깊게 살피었다. 바이든대통령의 경우 지난 2개월 동안 매우 지쳐 보였고 과연 국정을 다 파악하고 있을지 의문이 갔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와는 달리 바이든이 조용히 지내고 있어 기사거리가 없다고 우는 소리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전야에 나온 발언들을 보면 걱정부터 앞섰다.

    북한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등 발언은 김정은의 8차 당대회 보고에서 핵이 36번 언급되고 군사 퍼레이드에 핵미사일이 줄줄이 나온 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일부 친여 인사들이 ‘안미경중’ 즉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거해야 한다, 이제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해야 한다고 한 발언들을 보면서 이런 견해를 가지고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면 정말 큰일 날것 같았다. 

    우리 대통령이 ‘선 남북 관계 후 비핵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비핵화를 추진합시다’, ‘일단 대북제재를 좀 완화하여 김정은을 비핵화 테이블에 데려 내와서 비핵화 동력을 만듭시다’라는 식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설득하고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넘어가‘그래 한번 문대통령 생각대로 해보자’라는 식으로 나간다면 나로서는 미국과 우리 정부를 냉철하게 비판하려고 준비했었다.

    그런데 미국 방문 결과를 보고 좀 놀랬다.  

    이번에 한미정상이 시종일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은 우리 국민에게 한미동맹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심어주었고 국제사회에는 우리 정부의 균형 잡힌 외교, 안보 정책 방향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나로서는 이번 방미 일정과 공동성명 내용을 읽어보면서 이 모든 것을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따라온 것인지 아니면 바이든 대통령이 치밀하게 기획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뻗치다가 할 수 없어 마지막 순간에 어차피 미국을 이용해야 할 일이 많으니 따르기로 결심한 것 인지 궁금했다.

    그러면 오늘 이 시간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결과 중에서 북한과 중국 관련 부문, 그리고 향후 김정은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를 분석해 보겠다.


    1. 두 정상의 ‘혈맹 행보’ 


    이번 방문에서 제 눈길을 끈 것이 두 정상의 혈맹 행보이다.

    사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복잡하고 이해하기도 힘든 한미 공동성명의 내용보다는  TV에 나오는 여러 행사들을 보고 한미관계를 평가한다. 그러므로 두 정상의 일정을 어떻게 잡느냐, 그저 회담하고 오찬하고 와인 잔 맞추고 기자회견하고 이런 무미건조한 장면들만 나오면 국민들은 재미없어한다.

    크게 별로 다가오는 것이 없다.

    그런데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서 클라이맥스는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6.25 참전용사에게 무릎을 꿇어 경의를 표하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나라 정상이 참전 노병과 기념사진은 찍을 수 있다.

    대다수는 허리를 굽혀 악수한다.

    그런데 이번에 두 정상은 무릎을 꿇어 경의를 표시했다. 

    이런 장면은 이제껏 찾을 수 없었던 이례적인 장면이다.

    사실 정상이 무릅을 끊는다는 것은 브란트처럼 폴란드에 가서 독일이 진 대죄를 사죄하는 장면이다.

    경의를 표하려고 무릎을 끊은 것을 나는 처음 보았다. 그것도 두 나라 정상이 서로 약속하고 무릎을 끊는 장면을.

    이런 감동적인 장면을 누가 기획했을까?

    이 사진 하나면 한미동맹에 대한 설명 필요 없다.

    청와대 아니면 백악관 대통령 보좌진이 기획했을까? 

    보좌진들이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건의하기는 힘들 것이다.

    만일 문재인 대통령이 기획한 장면이라면 문재인 대통령 대단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기획했다면 바이든 대통령 대단한 책략가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기획한 장면이라면 한미 동맹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없는 문재인 대통령 보고‘ 정신 좀 차리세요, 오늘의 한국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라고 훈육 차원에서 기획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기획이라면 지금까지 너무나 북한만 바라본 모습은 김정은을 대화에 끌어내보려고 취한 제스처이고 한미동맹에 애매한 입장을 보인 것도 결국 김정은을 비핵화로 유도하기 위해 취한 입장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한미동맹이 혈맹이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대통령 자신이 신념으로 보여주기 위해 무릎 꿇는 장면을 기획했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대단한 책략가이다.

    어쩄든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중 한 명은 대단한 전략가이고 책략가인데 누구인지는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겠다.


    2. 한미 공동성명에서 중국문제와 북한 문제 평가 


    혹시 한미 공동성명 전문 읽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여러 번 읽어보았다.

    한미 공동성명 정말 잘 되었다.

    성명에는 한미동맹의 우선순위가 대중견제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 주었는데 지금까지 ‘균형외교’, ‘안미경중’을 주장하던 정부가 이런 성명에 동의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중국이 거론 자체를 거부하는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대만해협 문제가 나오는데 이것은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정책에 동참해 달라는 바이든 정부의 요구에 한국 정부가 호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놀랍고 대담한 결심을 하셨는지 아니면 미국이 밀어붙여 할 수 없이 양보한 것인지 나로서는 정말 궁금하다.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문재인 대통령인가 싶어 눈을 비비고 보았다.

    오죽했으면 여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귀국길에 주요 수행원 중 한 사람이 중국에 들려 회담과 관련해서 설명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글 올렸다가 지탄을 받고 글 삭제했겠는가.

    대북정책에서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합의 문구가 들어갔는데 그건 괜찮다. 

    평양선언이 들어가지 않은 것 정말 다행이다. 2018년 상황을 보면 판문점선언, 싱가포르 합의, 평양선언이 들어가 있는데 평양선언 이행이 한미공동성명에서 빠진 것은 의도적인 실수라고 보기 힘들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김정은이 바라는 것을 모두 주지 않을 것’, ‘정확한 조건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정은을 만나지 않을 것’,‘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체 국제무대에 합법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허락하지 않을 것 ’이라고 했는데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들 치고 이렇게 명쾌하게 원칙적 입장을 밝힌 적 없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단계별 핵 협상 접근법에서 미북이 무엇을 주고받을지 명백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는 비판은 있지만 공동성명에서 유엔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한 것은 비핵화 진전이 없는 한 대북제재 해제는 없다는 것을 명백히 한 대목이다.

    남북 관계를 먼저 발전시키고 제재를 좀 풀어 비핵화 추진의 동력을 마련하자는 우리 정부의 정책에 빗장이 걸렸는지 아니면 북핵 문제를 외교로 풀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는지 판단은 여러분 한테 맡긴다. 

    어쨌든 대북 제재 문제에서는 유엔 결의의 충실한 이행이 강조되었다.


    3.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결과에 대한 북한의 평가 


    우리 정부는 이번 방미 결과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요소가 많다고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결과를 북한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김정은도 이번 방미 결과를 보고 좀 의아했을 것이다.

    아마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의사를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북한의 반응을 좀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북한 외무성이 한미 공동성명을 문구마다 따져 보았을 것인데 바이든 대통령이 ‘톱다운 방식’에는 선을 긋고‘바툼 업 방식’을 선택한 점, 대북제재 문제에서는 유엔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강조한 대목을 보고 화가 났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성김 대북특사 깜짝 임명을 두고 북한에 대한 선물처럼 부각하고 있는데 성김은 부시 행정부 때부터 의미 있는 북한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대북제재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원칙론자’로 북한에 알려진 인물이다. 

    새로운 인물이 대북특사로 임명되었다면 몰라도 앞으로 성김이 등장하면 실무협상부터 어떻게 전개될 것이라는 것을 북한 외무성은 잘 알고 있다. 

    그들에게는 비건과 같이 미북 협상의 역사적 과정을 잘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진행하는 게 차라리 더 나았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협상에 기웃거릴 수 있겠는데 성김의 성향은 너무나 명백하다.


    우리 정부는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과 판문점선언, 싱가포르 합의가 언급된 것이 북한에 긍정적인 메시지로 다가갈 것이라 말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관영 언론매체에서는 이미 2019년 7월부터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합의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기존의 미북 합의를 다 걷어치우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오라고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결과에 제일 부정적인 평가를 내릴 기관은 북한 군부이다. 

    북한 군부는‘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에 엄청나게 반발할 것이다. 

    일부 분들은 한미 동맹이 있고 미국 미사일 있는데 미사일 사정거리 늘어난 것이 뭐 그리 큰일인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언제인가 미군은 한반도에서 떠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공산권과 대치상태에 있는 베트남과 대만에서 떠났다. 그래서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고 미국을 직접 위협도 하고 때로는 협상도 하고 이렇게 오랫동안 괴롭히면 어느 한때 가서는 미국이 한국을 포기할 것이고 그때는 정말 남북이 맞짱드는 때가 올 것이니 그때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역시 같다. 

    주한 미군이 한국에 계속 있어주면 좋겠지만 인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약속을 지킨 군사동맹 보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결정적인 순간 파기해버린 군사동맹이 더 많다. 

    여러분은 기억하실 것이다. 

    2차 대전 때 히틀러가 매일 같이 런던을 미사일로 공습했지만 미국은 까딱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래서 북한은 지난 10년간 한미 사이에 미사일 지침이 풀릴 때마다 우리의 미사일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북한의 미사일 기지들은 북중 국경 주변으로 이동 배치되었다. 

    우리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북한보다 짧지만 대신 정교하고 정확성이 높다. 

    우리 미사일의 정확성이 높지 않으면 앞으로 정말 사용 시 자칫하면 중국이나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한테는 정확성이 중요하다. 북한이 이제는 더 이상 북중 국경 부근에서 새로운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기도 힘들 것이다. 날로 늘어나는 우리의 미사일 사거리 앞에서 더 이상 북으로 올라갈 길조차 없는 북한 미사일이 갈 길은 오직 바닷속밖에 없다.

    그래서 지난 1월 김정은은 핵잠수함 건조 의사를 밝힌 것이다. 마치도 이번 방미 결과를 예견한 듯하다.


    4. 향후 김정은의 반응은 


    그럼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결과에 김정은은 어떻게 반응할까?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을 방문했는데 그때 방문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했었다.

    그랬더니  며칠 후인 2017년 7월 4일 김정은은 화성-14형 ICBM을 발사하는 것으로 한미를 압박했고, 2017년 하반기 미북 관계는‘분노와 화염’수준까지 갔다. 이번에도 김정은으로서는 2017년 7월처럼 강력한 물리적 반발을 보여주어 북한 내부에 강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한미에도 심리적 압박감을 주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2017년과 지금의 북한 상황은 매우 다르다.

    2017년 김정은은 시진핑과의 관계에 얽매여 있지 않아 의사결정의 자유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판문점회담을 앞두고 2018년 3월 처음으로 중국을 찾은 김정은은 시진핑에게 그 어떤 경우에도 중국과‘전략적 소통’을 유지할 것임을 약속했다. 그에 대한 대가로 무상 경제 지원을 약속받았다.  

    그래서 지난 3년간 시진핑은 김정은이 모든 대외 전략적 선택을 사전에 중국과 소통, 협의하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북한에 무상 지원을 해주었고 그것으로 지난 3년간 김정은은 대북제재를 버틸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첫 반응으로‘부정적 레토릭’을 한껏 발산한다 해도 물리적 도발은 일단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나는 본다. 

    김정은은 물리적 전략적 도발에 앞서 먼저 중국과 대응 방안을 협의할 것이다.

    만일 김정은이 시진핑의 동의 없이 전략적 도발을 한다면, 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스스로 중국의 지원을 끊어 버리는 결과를 만드는 셈이 된다. 

    그러므로 향후‘한반도 정세 흐름의 키는 중국이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서‘대만, 쿼드, 남중국해’가 언급되었다. 

    이제 우리는 미중대결 갈등 구도 속에서 중국이 어떻게 나오는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이와 함께 북중관계도 심도 있게 살펴야 할 것이다.  


    2021년 5월 24일 국민의 힘 국회의원 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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