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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정상가족, '한국에서 가족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기사입력 2022.04.1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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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김현태 열린정책뉴스 논설위원] 한국에서 가족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이상한 정상 가족'을 쓴 김희경 저자는 국제구호개발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에 신설된 권리옹호 단체에서 일하던 6년여간 아이들의 수난사를 지켜보면서 확인한 우리 사회의 민낯에 대해서 통계와 사례를 중심으로 글을 썼다.

    또한, 이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우리사회와 국가의 지원정책과 제도개선까지 알기 쉽도록 글을 써주신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리 사회 아이들의 폭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가족 안에서부터 그랬다. 선진국 중 한국만큼 부모가 자녀를 마음대로 휘두르는 친권이 강한 나라도 없고, 아이들의 보호·양육에서 소위 공공의 역할이 이토록 희박한 나라가 드물다는것을 알게되었다고 한다. 해외입양아동의 학대사망 사건, 미혼모와 그 자녀들의 인권, 이주아동에 대한 차별 문제 등에 조금씩 관여하면서 '정상가족' 그 바깥의 엄마와 아이들이 받은 대접을 통해 드러난 우리사회의 영혼은 억압과 차별로 일그러져 있었다.

    2016년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302명의 갓난아이가 길바닥과 베이비박스에 버려졌다. 같은 기간 해외로 입양된 아이는 334명, 거의 하루 한 명꼴로 아이를 버리고 해외로 보낸 셈이다. 영유아에 국한하지 않고 18세 미만의 아이들도 부모에게 버림받아 시설, 위탁가정 등으로 간 아이들이 4,503명, 하루 평균 12명 이상이었다. 같은 기간 학대를 당해 숨진 아이는 한 달 평균 세 명 꼴이었고, 아동학대 판정을 받은 경우에는 하루 평균 51건이었다. 아동학대 80% 이상은 집에서 일어 났다. 한국 남성이 집에서 자녀와 함께 보낸 시간은 하루 평균 6분에 불과했다. 육아휴직을 한 여성 중 43%는 1년 안에 사표를 냈다. 태어난 아이의 수가 계속 줄어들어 '국가소멸'을 우려하는 판국에 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를 버리며 해외입양을 보내는 걸까? 왜 아동학대와 그로 인한 사망, 가정 내 아동학대는 줄어들지 않는가? 저자는 이 모든 문제들을 '가족'으로 꼽았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공공의 역할까지 가족에게 떠넘겼고 급심한 경쟁사회에서 날아남는 것은 '가족 총력전'이 되다시피했다. 가족 안에서 가장 약한 존재인 아이들의 자율성이 무시됐고 아이를 소유물처럼 바라보고 통제하는 행동이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정싱가족' 이데올로기는 결혼제도 안에서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핵가족을 이상적 가족형태로 간주하는 사회및 문화적 구조와 사고방식을 말한다. 부모에게 경제적, 정서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가족주의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로는 큰 영향을 발휘한다. '정상가족' 안에서 여성을 억압하는 것은 자녀를 소유물처럼 대하고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자녀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증명하려드는 부모라는 권력이다. 또한 '정상가족' 바깥에서 비정상적으로 간주되는 가족관계 속한 아이들은 차별을 넘어 종종 생명의 위협을 빋는 상황까지 놓인다고 썼다.

    첫장의 '가족은 정말 울타리인가?' 중에 '내 것인 너'를 위한 친밀한 폭력, 체벌에서 구성원의 절반가량이 특정 연령층에 대해 특정한 조건하에서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수용하는 사회에서 체벌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폭력으로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썼다.

    '쳬벌과 학대 사이의 거리'에서 실제 가해자의 행동을 놓고 보아도 체벌과 학대의 거리는 멀지 않다고 했고, 성인 폭력은 NO, 아이들은 OK? 로 아동 학대와 체벌 사이에 금을 긋듯 아이들에 대한 폭력과 성인에 대한 폭력을 다르게 대하는 시각도 꽤 널리 퍼져 있다. 훈육 방법으로 체벌이 지금보다 더 널리 쓰였던 시절에 자란 기성세대는 과거에 대한 향수에 젖어 그런지 부모의 체벌을 미화하는 경향이 있어 어머니의 회초리 혹은 '사랑의 매'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폭력과 연관 짓는 사고방식은 우리 사회에 너무 만연되어 '사랑과 폭력', '내가 맞을 짓을했다'라고 말을 해버린다.

    어린이도 개별적 존재로서 인권을 갖고 있기때문에 훈육의 대상이 아닌 인권의 주체이며 아이에 대하는 태도가 그 사회를 말해준다. '가정 내 체벌금지'를 달성하려면 이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거나 징계를 할 때 체벌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녀의 보호와 교양은 자연적 권리이자 일차적으로 부모에게 부과되는 의무이다. 그의 행사에 관하여는 국가 공동체가 감독한다' 라고 정하고 있다.

    과보호 혹은 방임, 자식을 소유물로 대할 때 생기는 일로 부모와 자녀 사이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거나 적당한 거리와 존중을 유지하지 못해 과보호와 방임의 두 극단이 생겨난다. 몸에 난 상처만아동학대는 아니다. 과보호가 아이들의 정서에 남기는 부정적 영향들도 넘치도록 많다. 아이들이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것은 '놀 권리'이다.

    한국 사회에서 부모가 자신의 뜻대로 자식을 '처분'하는 가장 극단적인 행위가 지금도 간간이 발생하는 부모의 자녀 살해후 자살이다. 아이들을 부모와 분리된 존재로 바라보지 않고 부모가 세상을 버릴 때 데리고 갈 정도로 처분이 가능한 소유물로 여기는 관점이 배어 있다.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뒤 자살하는 참극을 자녀의 인권유린과 폭력, 범죄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동반자살'이라고 부르며 동정하는 시선에 가족주의가 진하게 배어 있다. 아동학대 사건에 대처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부모의 친권이다. 우리 사회에서 친권이 아이들을 보호하기는커녕 권리를침해하는 경우가 많다. 친권이 권리 보다는 의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공공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둘째 장에서 한국에서 '비정상'가족으로 산다는 것에서 저출산을 걱정하는 이 나라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들이 버려진다. 2016년 한 해 동안 302명의 갓난아이가 길바닥에, 베이비박스에, 주차장에,쓰레기장에 버려졌다. 미혼모와 그 자녀를 비정상으로 바라보며 멸시하는 문화와 결혼제도 틀에서만 인정하는 가족주의가 깔려있다. 미혼모가 되면 부모는 딸을 내치가 십상이다. 온갖 난관을 뚫고 아이를 낳아 키우기를 선택하는 미혼모들도 늘고 있지만 사회적 차별은 어마어마 하다.

    아이를 버리는 주범은 '정상가족'이 아닌 다른 삶이 잘못되었다고 차별하고 배제하면서 교육받을 권리와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한국의 가족주의에 그혐의를 둔다고 지적 했다. 2015년 한국의 미혼모는 3만 4,487명이다. 한 가족이 공존할 수 있도록 결혼을 둘러싼 법제도의 개선, 여성의 양육권과 아이의 인권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화성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 했다.

    입양, '정상가족'으로 해외 입양에서 한국은 희한한 나라다. 2016년에도 해외입양된 아이는 334명으로 거의 매일 해외로 갔다. 2016년까지 한국에서 태어나 해외로 입양된 사람은 총 16만6,512명으로 국내입양의 두배를 훌쩍 넘는다.

    입양은전문젹 도움이 필요한 전 생애의 과정이라는 인식을 화대하고 지원보다 전문적 사후 사비스를 제공하는 공적 전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라고 지적했다.

    세째 장의 '누가 정상가족과 비정상가족을 규정했나에서 '믿을 건 가족뿐, 이라고 만들어진 신념이라는 말이 한국에서 가족은 왜 이렇게 중요해졌을까. 근대화 과정 내내 국가가 '선 성장, 후 분배'의 논리하에 거의 모든 사회 문제를 가족에게 떠넘겼기때문이다. 사람을 먹이고, 보호하고, 가르치고, 치료해주고, 부축해주는 그 모든 일들을 가족의 책임이었다. 신자유주의적 경제구조에서 모든 계층의 양극화가 진해되는 동안 가족의 양극화가 함께 진행됐다.한국의 많은 사회제도들은 개인이 아닌 가족을 전제로 설계되었으며 가족주의 원리로 작동하고 있다. 양극화된 가족 삶의 최대 피해자는 아이들이다. 자녀들은 어릴 때부터 총력 경쟁에 나선다. 국가가 모든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해버린 탓에 가족이 각자도생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에서 가장 약한 자인 아이들이 늘 피해자가 된다. 우리사회가 부모의 신분이 자녀에게 세습되는곳이 되어버렸다. 개인이 아닌 가족 단위로 사다리에 타고 오르는 사회에서 산다. 가족주의는 회사, 학교, 사회로까지 퍼져 마치 가족 구성원처럼 대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가족주의는 혈연, 지연, 학연 등 자기가 속한 집단을 우선시하는 유사가족주의적 성향과 내집단 편향을 강력하게 만든다.

    넷째 장에서 가족이 그렇게 문제라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었인가?

    스워덴은 전 세계에서 아동권리가 가장 앞서가는나라다. 수십 년에 걸쳐 아동관과 법, 정책, 복지 프로그램에 반영돼왔으며 가족 안팍에서 어린이의 개인적 존엄성의 평등한 권리가 실현되는데에 정부가 채임을 지는 것이 당연시 되어왔다.

    가족과 관련한 정책, 특히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그 사회의 중요한 가치를 반영하는 민감한 센서다. 스웨덴의 중요한 이데올로기 중 하나는 개인적 삶의 독립성을 보장하되 개인 삶의 질은 책임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문제를 집단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거기에서 정부의 역할이 크다는 문화적 믿음이 강하다. 유럽인들은 저출산에서 '국가의 자살'을 연상했고, 많은 국가들은 저출산 문제를 더 전통적인 가족 유형으로의 회귀로 해결하고자 했다. 스웨덴은 부모휴가제로 한 자녀당 480일, 총 16개월을 쓸수 있다.스워덴은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300분이고 OECD국가 평균 47분이다. 한국은? 6분이다. 스웨덴 처럼 삶은 개인주의적으로 살고, 해법은 집단주의적으로 찾을 때 저출산을 비롯한 우리가 겪는 위기를 해소할 길이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혼과 저출산 추세가 보여주듯 가족은더 이상 사회적 자원이 아니라 개인적 위험 처럼 되어간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한 결혼과 출산기피는 어쩌면 위험에 직면한 개인의 선택일지 모른다. 양육은 더 이상 여성정책이라고 불릴 게 아니라 남녀 불문, 기혼, 비혼, 가족의 형태 불문, 아이를 키우는 모든 사람이 지원을 받는 정책이되어 가족의 짐을 사회로 옮겨야 할 때다. 다양한 가족 상황에 대한 차별 금지와 함께 아이들이 어떤 형태의 가족에 속해 있든 동등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보편적 아동수당제도의 오입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가장좋은 것'을 주기 위한 공적 개입으로 아이들을 존중하고 관계에서 폭력적 요소를 없애려는 개별 가족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궁국적으로 사회의 변화와 함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의 폭을 넓히려는 교육이 공교육에 제도적으로 포함되어야 하고 차별금지법,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을 제정해야된다. 그게 우리를 같이 살게 해주는 공감의 제도화다. 공감하는 능력보다 사적 관계에선 예의, 공적 관계에선 정채과 제도가 우리의 공존을 가능하게 해주는, 더 인간적인 장치라고 지적했다. 나이만 어릴 뿐 온전한 인간인 작은 인간에 대한 폭려과 인권유린을 없애는 게 우선이다. 체벌, 아동학대, 자녀살해 후 자살은 모두 아이들의 개별성을 인정하지 않아서 빚어지는 비극인데 해법도 더 많은 공동체를 내세우며 개인을 소거해서는 안 된다.

    이 책에서는 공동체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족 안에서 어떻게 아이들의 개별성이 짓눌려지고 밖에서 다양성이 훼손되는지, '정상가족'이라는 폐쇄적 틀 때문에 가장 약자인 아이들이 어떤 상처를 바는지를 사례와 통계를 중심으로 살펴 주었다.

    저자는 우리와 다른 길을 걸어간 스웨덴의 살례를 통해 개인의 자율성과 높은 사회적 신뢰가 공존하는 현상을 들어 소개 해주었다.

    나도 이 공공성의 강화를 통해 우리도 개인과 공동체의 평화로운 공존의 길을 만들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책을 읽으면서 가족내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이 아이들이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들은 작은 인간이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 세상에 태어나 불안을 견뎌내야 하는 생명체이다. 가족 안팍에서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인간성과 도덕성,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우리사회의 통념을 다시한 번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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