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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따라 백리 섬길에 오르다

기사입력 2023.04.1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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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고흥만 섬 백리길과 조정래 가족문학관 "태백산맥"을 찾아서

    [칼럼=열린정책뉴스] 광주광역시 문인협회 제14대 이근모 신임회장을 비롯한 문인협회 회원 128명은 4월 8일(토) 여수·고흥만으로 설레는 마음 부여잡은 채 봄 문학기행길에 올랐다.


    무색 무취로 무장한 채 예고 없는 돌개바람 되어 휘몰아치는 코로나로 인해 추진하지 못하다가 3년만에 나선 봄 나들이 길은 멍든 일상으로 찌든 마음밭 휑군다.


    캡처.JPG
    김현태 열린정책뉴스 논설위원

       

    오랫만에 나선 기행길은 따슨 기운이 전해 온 소식에 자맥질하는 설레임 틀어잡은 채 뜨거운 숨결 휘감아 올리며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색깔로 다가서는 간절한 눈빛 반짝거린다.


    3호차에 탑승하신 김효비아 작가님의 넘치는 유머와 함께 맛갈나는 프로그렘 진행은 탑승한 문우들에게 흥겨움과 넘치는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송수권 시인의 시 파천무 "사랑이란 말 함부로 쓰지 말자/ 인연이란 말 함부러 쓰지 말자 / 인연이란말 함부러 쓰지말자" 를 소재로 한 퀴즈 맞추기, 회원들의 자기 소개, 신해자 작가님의 노랫가락, 유양업 작가님의 아리랑과 함께 푸짐한 선물까지 안겨 준다.


    시 "파천무"의 소재가 된 두원운석은 고흥군 두원에 떨어진 운석으로 우주가 우리나라로 던진 것들이다. 우주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고흥우주과학관의 전시물로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운석은 우주의 비밀을 조금이나마 알려주는 존재로 금덩이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김효비야 인솔자가 박목월 작시 `4월의 노래 `에 나오는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에서 베르테르의 연인 '로테'를 맞춘 홍영숙 시인과 김춘수의 '꽃'에 대한 문제 정답을 맞춘 신옥비 시인에게 똑같이 꽃분홍 스카프를 상품을 전달하여 기쁨을 선사했다.


    청자빛 하늘 아래 따스한 봄 햇살에 발사심 하는 윤슬 머금은 쪽빛 바다가 반겨주는 여수·고흥만 섬 백리길과 조정래 가족문학관을 찾아 시심을 낚는다.


    짭조름한 갈기 세워 파닥거린 풍성한 먹거리 키워 온 가슴팍에 만선의 기쁨 안겨주는 여수시 돌산도와 여수반도 고흥군 영남면을 연결하는 39km 연륙도로 백리길이 우리 일행을 맞아 주었다.


    널따랗게 펼쳐진 옥빛 바다 위에 하얀 물거품 일렁거리는 파도 소리 마져 쉬지 않고 부산 떨며 구름 한 조각 바다 위에 맴돌아 바닷물에 살풀이 하고 있다.


    섬따라 백리길은 현재 모든 섬길이 연결된 것은 아니지만 여수와 고흥 구간이 연결되었으며 여수와 돌산도 구간은 공사중이다. 2011년 12윌 착공하여 개통까지는 9년이 걸려 2020년 2월에 완공되었다.


    오는 2027년 이면 여수 가막만 앞바다에 설치된 기존 5개섬인 화양조발대교, 문병대교, 낭도대교, 적금대교, 팔영대교를 포함하여 10개 섬 다리가 육지와 연결되어 환상적인 해변 드라이브 관광 벨트를 형성하게 된다.


    경남 하동에서 광양, 여수, 고흥으로 연결되는 환상적인 섬다리 풍경을 드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기존 이순신대교, 묘도대교, 돌산1·2대교, 화양대교를 비롯하여 신생 화태대교, 월효대교, 제도대교, 조발대교,


    둔병대교, 낭도대교, 적금대교, 팔영대교가 연결되어 오는 2028년까지 완공되면 휴먼웰빙의 아름다운 볼거리테마를 제공하는 바다, 섬, 다리 관광의 메카를 꿈꾸는 곳이다.


    아스라이 펼쳐지는 수평선 저 너머 보이지 않는 설렘이 활화산처럼 꿈틀거리는 곳에 나로우주센터와 해상 직선거리로 17km에 위치한 우주발산 전망대가 우뚝 서 있다.


    우주발사 전망대는 지하 1층, 지상 7층 건물로 2013년 1월 개관했다. 이곳에는 360도 회전하면서 해안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회전 전망대, 도서관, VR 체험관 등이 조성돼 있다.


    집게발에 물려 퍼렇게 멍이 든 깊은 바다 고기 오동통 살이 쪄 잔잔한 물결에 팔딱 팔딱 뛰어오르는듯 하고, 쪽빛 하늘이 닿을 듯 말 듯 미물처럼 나약해진 몸뚱아리가 끝없는 도약으로 푸른 꿈 꾸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비릿한 갯내음 끌어 안아 쪽빛 물들여 스멀대는 잔잔한 물결 더미 녹아 흐르는 곳에 봄향기 물씬나는 봄내음과 함께 차려진 점심 밥상은 허기진 여행길 입맛을 돋우고 있다.


    촘촘히 엮어 일렁이는 파도로 살지만 그 속엔 고향 같은 신비가 펼처져 수만 년 농익은 색깔로 살아 숨쉬는 곳에 서 가자미 회무침에 막걸리 한 잔 들이키니 막혔던 가슴 풀어헤쳐 서로를 받아들이고 부서졌다 다시 잔잔히 무리지어 찬란한 나래로 물꽃 피워 올린다.


    금의시비공원은 2019년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남해안 여행 전망 좋은 명소 7곳 중 하나로 거금도 여행중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2009년 거금문학회에 의해 세워진 곳으로 "고향", "어머니 사랑" 등 지역출신 향토문인들의 시가 커다란 바위에 새겨져 전시되어 있다.


    아름다운 바다 풍광과 함께 저리 가슴 적시는 그리움 갈피에 접어둔 추억 하나 하나 하나 꺼내 들고 꿈처럼 펼쳐진 윤슬에 포개 놓은 아름다운 시어가 어우러진 곳에서 잔잔한 시향에 취하게 한다.


    고흥의 모든 역사·문화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고흥분청 문화박물관은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분청사기 요지로 국가 지정문화재로 지정된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1980년 운대리가마터 발굴을 시작으로 37년간의 장기프로젝트 끝에 2017년 10월 31일 개관했다. 찬란하고 유구한 고흥의 역사를 기록·보존하고 백토분장의 부드러운 아름다움이 돋보인 분천도자문화와 우리의 정신문화인 설화문화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건립되었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은 총 9천302㎡ 규모로 분청사기, 역사문화, 설화문학을 주요 테마로 한 상설전시장과 다양한 기획전시를 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을 갖췄다.


    박물관 부지는 고려 초기 청자 생산지이면서 조선시대 최대의 분청사기 집단 생산지로 사적 519호인 운대리 가마터가 인근에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모든 문학 작가들의 스승이자 선망의 대상인 조정래 가족 문학관을 찾았다.


    거친 풍랑의 한복판에서 짓눌러버린 등뼈 꼿꼿하게 세우며 팬으로 부수고 써 내려가는 그는 짓밟고 지나가는 들꽃 떨어져 나뒹구는 꽃잎의 함성 날려 바람 끝자락에 열망 꽃 피운다. 벼랑 끝에 붙어 있는 노송은 목울대 치켜들어 새벽 알린 장닭마냥 밝은 등불 달아 환한 세상 펼치고 있다.


    조정래 가족 문학관은 태백산맥 문학공원 설립 계획이 정부에 의해 추진되었고, 2003년 소설 첫 장면에 등장하는 현 부자 집을 옛 모습으로 복원하면서 2007년 소화의 집과 문학관이 모두 완공된 뒤 이듬해에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문학관은 크게 전시시설이 문학관 건물과 소설 속 무대를 복원한 현 부자 집 및 소화의 집으로 구성돼 있다.


    현 부자 집은 지역 거부였다가 몰락한 현 부자 집안의 저택으로 소설 속에서는 ‘고래등 같은 기와집’으로 묘사된다. 소화의 집은 현 부자 집에 붙어 있는 무당 소화 모녀의 거처였다. 소설은 현 부자가 망하기 전까지 소화 모녀가 현 부자 집의 전속 무당이었던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주요 전시물은 1983년 집필을 시작해 6년 만에 완간된 <태백산맥>에 관한 다양한 자료들이다. ‘소설을 위한 준비와 집필’, ‘소설 <태백산맥>의 탈고’, ‘소설 <태백산맥> 출간 이후’, ‘작가의 삶과 문학 소설 <태백산맥>’ 등을 주제로 마련된 전시 공간에 조정래 씨가 쓴 1만 6000여 장의 친필 원고 등 719점의 전시물이 전시돼 있다.


    문학관 안에 마련된 북 카페에서는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다. 또 조정래 씨가 머무르면서 집필 활동을 하는 작가의 방도 따로 갖춰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토실토실하게 살찐 김밥과 함께 새콤달콤한 간재미 회무침에 돼지고기 곁들인 막걸리 한 잔으로 친교의 시간을 갖으며 문인들의 건강과 화합을 다짐하며 내일을 기약 한다.


    고흥반도에서 소록도에 걸친 소록대교, 거금대교를 지나 거금도 초입에 있는 "거금도 휴게소"에 당당히 서있는 "거인 동상"이 눈길을 사로잡아 우리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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