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논평=열린정책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으로부터 선물 받아 키우던 풍산개인 '곰이'와 '송강'을 정부에 반환한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풍산개 사육 및 관리비 지급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가 자신들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이라며 파양의 원인을 윤 정부로 돌렸다. 결국 돈 때문에 못 키우겠다는 말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김정은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도 대통령기록물이라 법적으로는 국가가 관리하는 것은 맞는다. 그러나 올해 3월 말 신설된 조항은 '대통령선물이 동물 또는 식물 등이어서 다른 기관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것인 경우에는 다른 기관의 장에게 이관하여 관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8년에 김정은으로부터 선물 받았으니 4년을 넘게 키운 것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감수성이 있다면, 키우던 사람이 계속 키우는 것이 '효율적인 관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에게 '키우던 분이 데려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고, 문 전 대통령도 받아들인 것이라 모두가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 복심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사육·관리비 지급 관련 시행령 신설이 차질을 빚자 "평산마을에서 키우는 행위를 합법화하는 일에 태클을 거는 것은 대통령실이다. 좀스럽고 민망한 일을 하는 것은 정부·여당"이라고 역으로 성을 냈다. 평산마을에서 키우는 것은 이미 합법인데, 무엇이 태클이고 좀스럽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도 지난 5월 언론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은) 어떤 사람보다도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강한 분"이라며 "(풍산개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상징하는 녀석들이기에 앞으로도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를 일구는 데 곰이, 송강이도 옆에서 같이 도왔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문 전 대통령의 이번 풍산개 반환은 생명에 대한 감수성, 한반도 평화의 상징보다 관리비가 더 중요하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결국 남북대화가 풍산개 관리비보다 못한 '쇼'였음을 자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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